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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9
미얀마에서 성공적인 사업을 하기 위한 5가지 TIP
박 찬 수
랜드솔루션 이사
2011년 처음 미얀마에 왔다. 그 무렵 미얀마는 베트남과 경제 성장률이 비슷했고, 미얀마가 베트남보다 더 큰 성장 잠재력이 있으며, 아세안 국가 중 신흥 강자라는 뉴스를 본 기억이 있다.
하지만 실제 미얀마에 도착했을 때 생각보다 낙후된 모습에 놀라기도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미얀마를 방문하는 한국인이 드물었기에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필자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미얀마 사람들이 많아 인상적이었다.
지난 9년 간 미얀마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부동산, F&B 프랜차이즈, 엔터테인먼트, 제조업에 대한 사업을 했었고, 한국 농수산 식품유통공사에서의 근무 경험이 있다. 그간 일을 해오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러면서 미얀마에서 비즈니스를 할 때 꼭 알아둬야 할 교훈 몇 가지를 얻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 처음 미얀마로 진출하고자 준비 중인 사업자들이나 법인, 주재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정리해보았다.
자금 계획은 현지 사정에 맞춰 확실하게 세우고 시작해야 한다.
미얀마에 오는 사람 중에는 장기출장으로 온 주재원들도 있지만 개인사업자, 법인사업자들도 많다. 사업자 중 일부는 단순히 미얀마에 대한 호기심과 사업에 대한 열정은 넘치지만 사업과 관련한 자금 계획을 소홀히 하는 경우도 있다.
대다수의 규모가 큰 회사의 주재원들은 이전 근무자들에게 얻는 정보도 있고, 본사에서 정해놓은 자금 한도 내에서 경비를 써야하기때문에 미리 결제 받은 후 자금을 집행한다. 그렇기때문에 가격 비교는 기본이며 비용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개인이나 법인사업자도 당연히 동일한 절차를 진행해야하지만, 그러지 못할 때가 많다. 회사 규모에 따라 정보력이나 시스템이 미흡하여 발생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으나, 대체로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리스크임에도 불구하고 사전의 시장조사와 분석, 계획에 대한 노력이 다소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그동안 현지에서 실시간으로 수집한 정보와 말만 듣다 계속 사기를 당하고, 바가지를 쓰는 사람들의 얘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미얀마에서의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현지에서 알게 된 소수 지인을 통한 정보만으로는 부족하다. 인터넷을 활용하는 ‘손품’과 조사기관이나 신뢰할 만한 조언을 해줄 다양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발품’을 팔아야만 잘못된 투자와 지출, 수업료를 줄일 수 있다. 특히 MOU체결을 미끼로 정부 고위관료와 만나게 해준다며 돈을 요구하는 사람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미얀마는 생각보다 생활비가 저렴하지 않다. 미얀마 현지의 일반인들처럼 나무집에 살거나 한방에 5명씩 같이 지낸다면 모르겠지만, 한국에서의 삶 수준대로 미얀마에서 실제 생활을 시작한다면, 미얀마의 생활 물가가 결코 저렴하지 않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다.
Livingcost.org에 따르면 미얀마는 한국보다 GDP가 30배 정도 낮다. 그런데 물가 수준은 그렇지 않다. 위 표의 통계자료를 참고해보면 1인당 월평균생활비가 한국이 1,100달러이고, 미얀마는 800달러이다. 생각만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미얀마는 한국보다 인터넷 요금이 3배 비싸고, 괜찮은 수준의 주택 임대료 역시 미얀마가 더 비싸며, 외식 비용은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보통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까지 2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될 걸 예상한다면, 그동안 자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철저히 고민하고 시작하는 것이 실패를 줄일 수 있는 길이다.
주택 및 사무실 임대
미얀마는 주택 임대료가 주변 국가에 비해 꽤나 비싼 편이다. 한국 아파트보다 좋지 않은 아파트들도 매월 150만 원 정도의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는 곳이 많다. 임대료 부담을 줄이려면 양곤 시내가 아닌, 외곽에 있는 가격이 적당한 아파트를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현재 미얀마에 유동인구가 많고 편의시설이 가까운 크리스털 레지던스는 임대료가 월 기준으로 300만원(방 3칸 40평형 대)정도이다. 롯데 서비스 아파트도 비슷한 수준이다. 예상보다 비싼 주택 임대료를 아끼는 것만으로도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을 더 확보할 수 있다. 다만, 가격이 저렴한 주택일수록 직장, 편의시설과 거리가 멀어질 수 있기 때문에 추가로 부담되는 교통비(차량 렌트, 기름값, 택시비 등)를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
주택 임대 시에는, 가전제품이나 가구 등 풀옵션 여부와 임대인과 가격 협의 등에 따라서 같은 집도 가격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미리 관련 정보를 얻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얀마는 한국처럼 부동산 시세 정보를 쉽게 찾기 어렵다. 비슷한 물건인데도 가격 차이가 클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믿기지 않겠지만 2014년 미얀마 양곤 사무실 임대료는 아시아 최고가를 기록할 정도였다. 9년 동안 가격 조정이 되고 있지만 미얀마는 여전히 임대료가 비싼 편이다.
이렇게 비싼 임대료를 지불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달리 기본적인 인테리어나 바닥 공사 등이 마무리되지 않은 곳이 많다. 사업 초기비용을 아끼고 싶다면, 어떤 사업을 하는가에 따라 사무실과 집을 따로 구할지, 같이 사용할지를 결정하는 것도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된다. 혹은 미얀마 양곤에 위치한 공유오피스를 임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미얀마는 주택을 개조해서 사무실로 쓰는 곳도 많다.
1. 정부 기관 활용하기
미얀마에는 다양한 한국 정부 공공기관들이 진출해 있다. 코트라, 농식품유통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농어촌공사, 한국도로공사,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다양한 공사들이 있다. 아직 미얀마에 위치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주변의 태국이나 베트남에 진출한 공공기관들이 미얀마를 복수로 담당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공공기관들은 한국의 다양한 중소기업의 미얀마 진출사업을 지원해주고 있다.
농수산식품과 관련해서 미얀마에 수출을 원하는 회사는 한국 농수산식품 유통 공사(aT)를 통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FDA 등록비용지원 및 마케팅, 컨설팅 지원을 최소한의 비용으로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코트라(KOTRA)는 현지에서 인큐베이터 사무실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한국의 지원 사업부에 미리 신청할 경우 초기 사무실 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미얀마 사업을 진행하며 정부 공공기관의 지원을 받고 싶다면, 미얀마에 진출하고 난 후 보다는 어떤 사업을 할지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출국 전, 진출 전’에 한국에서 해당 기관을 직접 찾아가서 지원받기 위한 절차와 조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각 정부 공공기관은 국가별로 담당자가 따로 배정되어 있다. 따라서 어떤 형식으로 지원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각 나라별 맞춤형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방법들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2. 직원 구하기
미얀마에서 좋은 직원을 구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기서 좋은 직원이란 의미는 정직하고 열심히 본인의 맡은 바 일을 하며 오랜 시간 함께 일할 직원을 말한다. 현지에서 9년간 지내며 좋은 직원을 만나 2년 이상 같이 일한 경우가 손에 꼽힐 정도로 직원을 구하는 것이 어렵다.
물론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일반화하는 건 조심스럽다. 리더십의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미얀마 직원들에게 회사에 대한 인식 문제에 대해서 생각해 볼 여지가 있는 건 분명한 것 같다. 지금까지 겪어온 200명 이상의 직원을 돌이켜 봤을 때, 단 2명만이 4년 이상 함께 근무했고 나머지는 그러지 못했다. 특히, 미얀마 사람들은 퇴사와 이직에 대한 부담과 고민이 적은 것 같다. ‘부모님의 반대로’, ‘가족이 아파서’, ‘친척이 아파서’ 라는 한국인의 정서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핑계를 대고 그만두는 직원들이 많았다. 심지어 돈 혹은 자재를 횡령하여 경찰서에 넘기기 전에 도망가는 직원들도 많았다.
이처럼 직원의 잦은 퇴사로 인한 사업자의 손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할 때, 어떤 이는 회사 입장에서 계약서를 보다 철저하게 써야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상황에서 미얀마 노동부나 법원은 직원 편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차라리 미얀마 인력 고용 사이트를 활용하여, 인력고용업체에서 직원을 뽑고, 직원이 당초 기대에 부합하지 않으면 퇴사시킬 수 있는 인턴 제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등이 효율적이다.
정말 신임하는 직원이 아니라면 직원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주는 것은 위험하다. 외국인, 외국법인에게 금지되어있는 부동산 취득을 위해서 혹은, 각종 외국법인에 대한 규제를 피하고 일처리를 수월하게 하기위해, 미얀마 직원 명의를 활용해서 현지 내국 법인을 만들어 회사나 식당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 미얀마 직원의 변심으로 인해 실제 투자한 사업자들이 제대로 된 보상 없이 쫓겨나는 경우를 적지 않게 봐왔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세상에 어디든 나쁜 사람들은 있다. 해외이기 때문에 국내보다 판별이 어렵고, 만일의 사고 발생 시에 대응이 어렵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업무를 진행하며 현지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직원에게 의존하는 일들이 생기더라도 평소 권한을 나누거나 미리 대비하기 위한 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미얀마 사람을 만나면 하지 말아야 할 행동
미얀마는 2018년 IMF 기준 1인당 GDP가 1,297달러 수준이다. 정확히는 통계상으로 그렇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얀마에 있는 모든사람이 경제적 여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방과 경제 1도시 양곤과의 소득수준, 물가수준, 개인의 자산 보유 규모의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세계 어디에 가더라도 부자가 있듯이, 미얀마에도 상류층이 있다. 양곤 인구의 5%, 약 30만 명으로 추산되는 사람은 상류층이다. 미얀마의 상류층들은 세금 때문에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비싼 자동차도 부담 없이 구매하고, 명품을 좋아하고, 고급 식당을 주로 이용한다. 주위에 있는 미얀마 상류층 친구 중에는 미국에서 대학, 대학원까지 나왔으며, 싱가포르에 소유한 부동산이 많아서 집에 있는 방 한 칸을 달러로 가득 채우고 있는 친구도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일부 한국인들은 이런 점을 모르고 미얀마는 후진국, 돈 없는 사람들의 나라로만 보고 미팅 상대자를 자신보다 낮춰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시각으로 일을 하면, 잘 될리 만무하다. 그런 점은 굉장히 주의해야 한다. 상대방은 느낌으로 알 수 있다. 결국 사업이 잘 진행되지 못하고 서로 간의 감정싸움으로 끝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재미있는 것은 미얀마에서 사업상 미팅을 할 때 만나는 상대 미얀마 사람은 대부분 상류층일 확률이 높고 적어도 중산층 이상일 것이란 점이다.
미얀마는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는 국가이다.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 인구 수가 적지 않은 편이다. 세계은행 2018년 조사 기준 미얀마의 인구는 5,371만 명이다. 대다수의 인구가 젊은 층으로 구성되어있으며, 인건비가 저렴하고 노동 자원이 풍부하다. 사업자입장에서 마케팅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SNS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더불어 지리적으로 인구가 많은 인도나 중국과 접해있다는 이점도 있다.
미얀마는 기회의 땅이다. 다만, 그 기회의 열매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 미얀마의 대기업 중에는 불과 8년 전까지만 해도 조그마한 가게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작았던 회사도 있다. 지금도 여전히 성공의 기회는 많다. 지금껏 미얀마에 온 한국 사람 중 미얀마의 발전가능성을 의심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단지 시간의 문제이며 누구의 손에 의해서 발전되는가의 문제일 뿐이다. 기회는 차고 넘친다. 하지만 현지 사정에 대해 막연한 감과 어설픈 열정만으로는 그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기 어렵다. 사전 조사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며 현지에 맞는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이 글이 미얀마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는 많은 사람에게 작지만 소중한 정보가 되어서 성공의 밀알이 되길 바란다.
*랜드솔루션은?
미얀마 부동산 개발, 임대 및 중개 사업을 위해 국내법인 아시아 플러스에서 출자한 현지 외국계 투자 법인이며, 2020년부터 미얀마 사업을 위해 국내 법인 아시아플러스에서 투자하여 소규모 아파트 투자부터 대형 아파트 단지 개발 중에 있으며 현재는 미얀마에 처음 들어 오는 회사들을 위한 공유 오피스 및 양곤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위치에 상가건물을 짓는 등 다양한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고있다.